'아보하'라는 것 자체가 별 일 없는 하루인데 실천 방법을 소개한다니 조금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만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나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을 중심으로 일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도대체 '아보하'가 뭔지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일상 속에서 어떤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지 알려드릴게요.
나를 위한 하루의 기록
– 일기 쓰기의 힘
‘아주 보통의 하루’, 즉 ‘아보하’를 실천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은 ‘일기 쓰기’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자신에게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글로 옮기는 시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이 된다.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일기를 쓰는 일은 마치 속도를 늦추는 브레이크와 같다. 커다란 사건이 없더라도, 아침에 마신 커피가 유난히 맛있었다거나 지하철 창밖의 하늘이 예뻤다거나 하는 순간을 기록하다 보면,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디지털 기기보다 종이와 펜으로 쓰는 일기는 더욱 효과적이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는 뇌를 자극하고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일상의 루틴이자 나만의 작은 의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일기장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사진을 인화해 붙이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매일은 어렵더라도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아주 평범했던 하루들이 결국 특별한 시간으로 쌓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아보하’의 핵심 철학이기도 하다.
바람을 느끼는 시간
– 걷기의 의미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어디론가 향하지 않아도 되는 ‘산책’은 일상에서의 탈출이자, 자신의 내면과 연결되는 중요한 시간이다. ‘아보하’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종종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산책은 마음을 정리하고 감정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비워두고 걷기만 해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일부러 속도를 늦추는 것은 결국 삶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다.
동네 공원이나 골목길, 한강변이나 집 앞의 작은 숲길 등 익숙한 공간에서의 걷기는 생각보다 많은 위안을 준다.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나가는 계절의 향기를 느끼며 걷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진다. 이어폰을 끼지 않고 걸어보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발걸음을 맞춰보는 것도 좋다.
또한, 산책 후에 짧은 메모를 남기거나 사진을 찍어두면, 하루에 대한 기억을 더욱 풍성하게 기록할 수 있다. 아보하는 이처럼 일상 속 작은 습관을 통해 더 깊은 나와의 연결을 만들어낸다.
공간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법
– 홈 가드닝과 집 꾸미기
집은 ‘아보하’의 중심 무대다. 외부의 자극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속도로 머무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집이라는 공간을 나답게 가꾸는 일은 아보하적인 삶의 중요한 요소다. 홈 가드닝이나 소소한 집 꾸미기는 마음을 정돈하고 일상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태도를 길러준다.
홈 가드닝은 단지 식물을 기르는 행위를 넘어, 생명의 리듬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매일 식물의 상태를 살피고, 물을 주고, 햇빛이 드는 창가를 찾아주는 일은 아주 작은 돌봄의 실천이 된다.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삶의 속도도 조절된다.
한편, 공간을 정돈하는 것도 마음을 정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물건을 줄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행위는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형광등 대신 은은한 조명을 켜두거나, 좋아하는 향을 공간에 채워두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달라진다.
아보하는 거창하지 않다. 다육이를 책상 옆에 두고 바라보는 일, 따뜻한 담요를 깔고 느긋하게 앉아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내는 것이 바로 ‘아주 보통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다.
일상을 대단하게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사소한 것들을 조금만 더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보하’의 시작이다. 오늘 하루의 감정을 글로 남기고, 천천히 걸으며 바람을 느끼고, 나만의 공간을 정돈하는 것. 그렇게 보통의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힐링’ 아닐까.